중앙대 조소X문예창작 [외전_스무 개의 편린]
중앙대학교 조소X문창 융합 전시 : 외전 - 스무개의 편린
전시 정보
전시 제목 : 중앙대학교 조소X문창 기획전 - 외전 : 스무개의 편린
전시 일자 : 2020년 9월 24일~9월 30일 (*코로나19로 인한 추후 변동사항 있을 수 있음)
전시 공간 : 경복궁역 7번 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
전시 시간 : 13:00 - 19:00
기획 의도
우리는 지금 원 안에 있다.
뾰족한 첨탑으로 둘러싸인 단 하나의 원. 원은 거대하고, 거대한 만큼 낯설다. 헤아릴 수 없는 깊고 깊은 타의의 영역. 당신이라는 커다란 틈. 왜 우리는 한데 섞일 수 없는가. 도대체 왜, 서로를 아우를 수 없는가.
이해할 수 없다.
끝내 그럴 테다.
그러나 서로 다른 우리는 모일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와 조각이라는 판이한 형태 속에서, 타자의 외로움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너의 눈이 닿지 않는 그 곳에 내가 있다는, 사소한 말 한마디를 건네기 위해서.
조소와 문예창작, 스무 명의 우리. 그리고 우리가 속하지 않은 영역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폭력과 혐오, 빈곤과 차별 속 존재들. 사회로부터 비가시화된 그들에게, 이제 어렵게나마 손을 뻗어보려 한다.
그러므로 희망한다. 관객들 역시 그 손을 붙잡고, 우리가 만든 새로운 예술의 영역에 발을 디디기를. 장르의 해체와 결합을 통해 이뤄지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고, ‘당신’의 소외와 ‘나’의 소외를 간직할 수 있기를. 2차원의 글을 3차원의 조각으로 시각화시키는 일과 같이, 가라앉아있던 세상의 모든 소외를 수면 바깥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동참하기를.
이제, 우리는 믿을 수밖에 없다.
당신이 그러할 거라고.
당신으로 인해 우리의 예술은, 타자의 깊이를 측정하는 하나의 알레고리가 될 것이다.
이것은 어떤 세계에도 속하지 않은, 바깥의 이야기다.
글_정재훈